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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3

침팬지 다과회 침팬지 다과회 기원전 300년 전, 한 철학자가 인간을 두 발로 걸어 다니는 털 없는 동물로 정의했다. 훗날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플라톤이었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털을 뽑은 닭을 들고 와서는 “여기 플라톤이 말한 인간이 있다”라고 외쳤다. 난감해진 플라톤은 ‘넓적한 손톱과 발톱을 가진’이라는 주석을 황급히 추가했다.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도 마찬가지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특징을 웃음으로 정의하며, 세상은 스칼라 나투라이(scala naturae, 자연의 사닥다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외쳤다. 당연히 그 꼭대기에는 인간을 위치시켰다. 그렇게 인류, 특히 서구 문명은 이천 년 전부터 인간과 동물 사이에 벽을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스스로를 자연과 독립된 존재로 위치시켜야만 동.. 2023. 11. 15.
동물의 공감에 관한 생각 동물의 공감에 관한 생각 흔히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이들을 보고 짐승 같다고 한다. 프랑스의 한 언론은 불륜이 들통난 정치인을 보고 '음탕한 침팬지'라고 조롱했는데, 기본적으로 사람과 달리 동물이 본능에만 충실한 이기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동물은 정말 공감능력이 없는 존재일까?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대중의 생각이 뒤바뀌는 계기가 있었다. 고릴라 사육장에 세 살 남자아이가 떨어지자, 빈티 주아라는 암컷 고릴라가 아이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토닥여주다가 동물원 직원에게 데려다준 것이다. 이 일로 빈티 주아는 스타가 되었고, 타임지의 베스트 피플에 꼽혔다. 그제야 대중은 유인원에게도 동정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면 과학자들은 냉담했다. 사육사에게 아이.. 2023. 11. 14.
동물에게도 문화가 존재할까? 동물에게 문화가 존재하는 이유 잠비아의 침팬지 보호구역에 가 보면, 침팬지들이 저마다 귀에 풀을 꽂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암컷 침팬지가 귀에다 풀을 꽂은 걸 보자, 다른 침팬지들이 따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몇몇은 새로운 스타일을 개발해 냈다. 패션에 대한 욕망은, 유인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 같다. 동물에게도 문화가 존재할까? 대부분 사람들은 아니라 답할 것이다. 문화란 지구에서 유일한 지적 생명체인 인간에게만 가능한 거니까.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 역시 "문화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승리다"라고 말하며,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놓았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카푸친원숭이라 부르는 꼬리감는원숭이는 직접 제작한 석기로 딱딱한 야자나무 열매를 깨 부드러운 속살을 파먹는다. 어릴 때부터 부모.. 2023.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