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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3

길들여진다는 것은 네가 나를 길들이면 정말 놀라운 일이 생기게 돼. 금빛 밀밭을 보면, 네가 생각날 거야. 나는 밀밭에 스치는 바람 소리를 사랑하게 될 거야… 오후 네 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지지. 네 시가 되면,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돼. 행복의 대가가 어떤 건지 알게 되는 거야! - 어린왕자 중에서 - 1868년, 다윈은 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서 다윈은 길들여진 포유류가 처진 귀, 흰 반점과 하얀 얼룩, 말린 꼬리를 갖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엔 유전학이란 학문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윈은 길들여진 가축이 왜 몸이 작아지고 귀가 접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후대의 생물학자들은 이 현상을 '길들이기 증후군(domestication .. 2023. 12. 27.
엘리베이터 안에서 벌어지는 일 심리학자들이 붉은털원숭이 두 마리를 좁은 우리에 가두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실험한 적이 있었다. 붉은털원숭이는 낯선 이방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상대로 그들은 처음 보는 상대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고, 비명을 지르거나 털을 부풀리며 서로를 위협했다. 그러나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두 원숭이가 숲 속에서 만났다면 서로를 무시한 채 지나가거나, 선제공격을 날리거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애쓸 수도 있다. 싸움을 말리는 친구가 있어 “야, 말리지 마”라고 말하며 마음껏 허세를 부릴 수도 있다. 탁 트인 공간에선 다양한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낯선 원숭이를 만난다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좁은 철창에서 서로를 하루종일 마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 2023. 12. 20.
동물의 공감에 관한 생각 동물의 공감에 관한 생각 흔히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이들을 보고 짐승 같다고 한다. 프랑스의 한 언론은 불륜이 들통난 정치인을 보고 '음탕한 침팬지'라고 조롱했는데, 기본적으로 사람과 달리 동물이 본능에만 충실한 이기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동물은 정말 공감능력이 없는 존재일까?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대중의 생각이 뒤바뀌는 계기가 있었다. 고릴라 사육장에 세 살 남자아이가 떨어지자, 빈티 주아라는 암컷 고릴라가 아이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토닥여주다가 동물원 직원에게 데려다준 것이다. 이 일로 빈티 주아는 스타가 되었고, 타임지의 베스트 피플에 꼽혔다. 그제야 대중은 유인원에게도 동정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면 과학자들은 냉담했다. 사육사에게 아이.. 2023.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