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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3

엘리베이터 안에서 벌어지는 일 심리학자들이 붉은털원숭이 두 마리를 좁은 우리에 가두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실험한 적이 있었다. 붉은털원숭이는 낯선 이방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상대로 그들은 처음 보는 상대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고, 비명을 지르거나 털을 부풀리며 서로를 위협했다. 그러나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두 원숭이가 숲 속에서 만났다면 서로를 무시한 채 지나가거나, 선제공격을 날리거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애쓸 수도 있다. 싸움을 말리는 친구가 있어 “야, 말리지 마”라고 말하며 마음껏 허세를 부릴 수도 있다. 탁 트인 공간에선 다양한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낯선 원숭이를 만난다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좁은 철창에서 서로를 하루종일 마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 2023. 12. 20.
매운 음식이 맛있는 이유 매운 음식이 맛있는 이유 한국인을 마늘의 민족이라고도 한다. 민족 설화부터가 마늘을 먹고 인간으로 태어난 곰이 등장하고, 마늘 빠진 한식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한국인들은 다진 마늘을 쏟아부으면서도 향신료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한국의 알리오올리오를 보고 기겁을 하는 일도 흔하다. 하지만 고추, 마늘, 깻잎, 파 모두 향신료다. 너무 당연해서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왜 향이 있는 요리를 맛있다고 느낄까. 음식에 후추, 마늘, 고춧가루를 뿌려대는 이유는 뭘까. 맵고 아리고 자극적인 맛은 고통을 유발하기에, 사실은 먹지 않아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도 진화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양념된 음식을 좋아하도록 진화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요리의 필수성 때문.. 2023. 11. 13.
왜 우리는 도덕적인 존재가 되었나 #1. 동물과 인간 도덕성의 차이 동물과 인간 도덕성의 차이 동물과 다르게 인간은 도덕적인 존재라고 한다. 인간만이 본능에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적인 본능을 참는 것은 도덕적이고, 참지 않는 것은 도덕적이지 않은 것일까? 혹 그러한 의견에 동의한다고 해도, 왜 우리만 스스로 욕구를 억누를 수 있는 존재가 되었을까? 우리가 신의 선택을 받은 고귀한 존재여서일까, 아니면 본능에 맞서도록 진화해서일까? 사자가 갓 태어난 물소새끼를 잡아먹는 것을 보고 비도덕적이라 말할 수는 없다. 사자는 초식동물을 잡아먹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동물들도 스스로 도덕을 정의할 수 있다면, 이때 도덕적이란 의미는 나에게 유익하다는 의미다. 사자가 별 힘을 들이지 않고도 무력한 물소새끼를 잡아먹었다면, 그 사자는 도덕적인 행동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2023.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