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4 고릴라는 왜 가슴을 두드릴까 고릴라는 왜 가슴을 두드릴까 고릴라가 가슴을 두드리는 것을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거대한 근육과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흉포하게 울부짖는 고릴라를 보면, 단 둘이 있으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였을까. 한 아이가 고릴라 우리에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경비원이 아이를 일으켜주고 멀뚱멀뚱 서 있던 고릴라를 다급하게 총으로 쏘아 죽인 적이 있었다. 정말 고릴라가 폭력적이고 위험한 존재일까? 그렇지 않다. 고릴라는 생각보다 온순하고 겁이 많은 종이다. 나뭇잎과 과일을 주식으로 하며, 침팬지보다 훨씬 더 평화롭게 살아간다. 콩고 밀림 한복판에서 우연히 고릴라 가족을 만난다고 해도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먼저 새끼를 위협하지만 않는다면. 온몸이 근육으로 둘러싸인 수컷 실버백은 당신을 .. 2024. 1. 12. 침팬지 다과회 침팬지 다과회 기원전 300년 전, 한 철학자가 인간을 두 발로 걸어 다니는 털 없는 동물로 정의했다. 훗날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플라톤이었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털을 뽑은 닭을 들고 와서는 “여기 플라톤이 말한 인간이 있다”라고 외쳤다. 난감해진 플라톤은 ‘넓적한 손톱과 발톱을 가진’이라는 주석을 황급히 추가했다.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도 마찬가지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특징을 웃음으로 정의하며, 세상은 스칼라 나투라이(scala naturae, 자연의 사닥다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외쳤다. 당연히 그 꼭대기에는 인간을 위치시켰다. 그렇게 인류, 특히 서구 문명은 이천 년 전부터 인간과 동물 사이에 벽을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스스로를 자연과 독립된 존재로 위치시켜야만 동.. 2023. 11. 15. 동물에게도 문화가 존재할까? 동물에게 문화가 존재하는 이유 잠비아의 침팬지 보호구역에 가 보면, 침팬지들이 저마다 귀에 풀을 꽂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암컷 침팬지가 귀에다 풀을 꽂은 걸 보자, 다른 침팬지들이 따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몇몇은 새로운 스타일을 개발해 냈다. 패션에 대한 욕망은, 유인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 같다. 동물에게도 문화가 존재할까? 대부분 사람들은 아니라 답할 것이다. 문화란 지구에서 유일한 지적 생명체인 인간에게만 가능한 거니까.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 역시 "문화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승리다"라고 말하며,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놓았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카푸친원숭이라 부르는 꼬리감는원숭이는 직접 제작한 석기로 딱딱한 야자나무 열매를 깨 부드러운 속살을 파먹는다. 어릴 때부터 부모.. 2023. 11. 9. 인간은 왜 도덕적인 동물이 되었나#3 인간은 왜 도덕적 동물이 되었을까 인간과 동물의 인내심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동물들 역시 멋대로 행동한 대가가 뒤따를 것을 확실히 알기에 본능적인 욕구를 참을 수 있다. 레트리버가 침을 줄줄 흘리면서도 혼자 치킨을 먹는 주인을 지켜보기만 하는 이유는 확실하다. 허락 없이 뺏어먹었다간 곧 벽을 보며 벌을 서야 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말로 치킨을 먹어야겠다면, 사실 레트리버는 주인을 물어버리고 치킨을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레트리버의 치악력은 생각보다 세다.) 결국, 동물들도 당장의 쾌락을 참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하지만 동물의 도덕성은 처벌이 두려워 생리적 욕구를 자제하는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지 못했다. 오직 영장류만이 유용성의 도덕성에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었다. 그들이 더.. 2023. 3. 27. 이전 1 다음